한편, 선무당 소녀 문동이는 친구가 없어 혼자 놀며 연인산을 오르던 중이었다. 그러다 남자 셋이 동굴 입구로 향하는 것을 발견했고, 뭐하는 건지 궁금해 그들 뒤를 뒤쫓아 따라갔다. 동굴에는 누런 구렁이가 있었는데, 남자들이 자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도 모른채로 쿨쿨 자고 있었다. 문동이 눈에는 구렁이와 자신에게 엮인 인연, 붉은 실이 보였다. 그걸 보니 문동이는 연민이 들어 남자들에게 말했다. "그건 그냥 구렁이가 아니라 이무기입니다! 술로 담구어 먹으면 당신들은 눈도 멀고 코도 멀고 입도 멀고 평생 밤일도 못하게 될 것입니다!" 문동이는 어린 선무당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신기가 있는 무당이라 남자들은 그 말을 믿고 겁을 먹은 채 산 밑으로 내려갔다. 문동이는 동굴 안으로 더 들어가보았다. 선무당 문동이는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보기도 하고, 유달리 몸이 차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았다. 동굴은 다른 곳보다 기온이 낮아서 오히려 문동이에겐 그 한기가 포근하게 느껴졌다. 주변의 썩은 나무 냄새와 싱그러운 풀냄새가 뒤섞여 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구렁이는 자신을 구해준 것도 모른채 쿨쿨 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