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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전설
옛날에 한 여우가 슬픈 일이 있어 정처 없이 걷다 보니 탑석의 절벽 끝에 다다르게 되었대.
손에는 작고 동그란 손거울을 하나도 쥐고 있었고.
이상하게 기이할 만큼 온통 하얗고 주위에 아무것도 없었대.
여우가 걸으며 내는 뽁뽁 소리만 선명했대.
우는 시간이 길어지자 점차 거울에 금이 가 결국 쨍그랑 깨졌대.
여우는 어찌할 바를 몰라 더 "뚀뚀..." 울었대.
슬픔이 갑자기 너무 커진 느낌이라 겁이 왈칵 났대.
그 순간 어디선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대.
"여우, 뚝." 여우는 깜짝 놀랐대.
그러자 무슨 소리가 다시 들려왔대.
"여기야, 여기."
여우는 두리번거렸지만 애석하게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대.
"너 누구야? 어디 있어?"
"꼭 우릴 찾으려 하지 않아도 돼. 계속 들어볼래?"
"그래."
“너 이곳의 전설 알아? 돌탑 이야기 말이야. 우린 원래 생김새가 다 달랐어. 누구는 뾰족한 돌, 누구는 둥근 돌. 쌓이는 소원의 무게만큼이나 우린 서로를 받들고 받치며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지. 그러다 어느 날 생각했어."
"무엇을?"
"꼭 위를 향해야 하나? 천장은 멀고 바닥은 가까운걸."
"그래서?"
"우린 편해질 준비를 했어. 온몸으로 선을 그리는 거지. 긴 궤적을. 너 구르는 돌에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 알아?"
"그게 뭐야?"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 아니, 돌은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는 거야. 멈추지 않는 거지."
"그러면 뭐가 좋아?"
"무게를 덜어내다 보면 투명해질 수 있어. 너 우리 모습이 보여?"
"아니." "그거 봐. 더 이상 불어나지 않음으로써 유유히 흩어지는 거야."
"영영 얼지 않고?"
"응. 영원히 녹을 수 있어. 흐름으로써 따뜻해질 수 있어. 여름의 눈처럼."
"너 여름에 눈 맞아 봤어?"
"응."
"기분이 어땠어?"
"더운 듯 시원했어."
"안 아팠어?"
“응. 다행히 아리진 않았어. 오히려 후련했어. 낯설게 달아날 수 있었어."
"기시감 덕분에?"
"응."
"이번엔 내가 질문할게. 여기는? 여전히 네게 탑골이야?"
"..."
"지금도 슬퍼?"
"모르겠어."
슬픔마저 희게 되는 이곳은 어쩌면 비현실, 미지의 어딘가.
복원 연구 후기
너무너무 재밌었고 또 하고싶어요. 연구원 정식 입단 희망합니다 ㅎㅎ. 흥미진진한 프로그램 기획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