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시도, 삶의 나침반 찾기

1. 막연한 공포가 만든 '에듀푸어(Edu+Poor)'의 삶

앞서 인트로에서 언급했듯, 5년 전부터 AI가 나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독한 공포와 불안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제가 선택한 방식은 '닥치는 대로 배우는 것'이었죠.
영어, 디자인, 마케팅, 코딩, 브랜딩 강의 등 한 달에 최소 50만 원 이상의 돈을 교육비에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우선순위 없이 결제한 강의들은 하나의 수업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또 다른 결제로 이어지기만 했습니다. '이 공부가 진짜 나에게 도움이 될까?' 끊임없이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당시의 저는 멈추면 뒤처진다는 불안 때문에 쉼을 두려워하며 방향 없이 이것들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인 줄 착각하며 스스로를 몰아붙였습니다.
그렇게 타인의 정답지에 나를 구겨 넣으며 숨 가쁘게 살아가던 중에 예상치 못한 상실의 순간들이 찾아왔습니다. 지인들이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을 연이어 겪으며 삶의 유한함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된 것입니다.
'언제든 끝날 수 있는게 인생인데, 나는 지금 누구의 삶을 대신 살고 있나?'
라는 생각과 함께 무분별한 인풋 중독을 멈추게 됩니다.

2. 나음보다 다름 : 내 안에서 정답 찾기

남들이 좋아할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깊이 좋아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저는 이 영상의 메시지를 남들과 같은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고유함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제게 가장 필요했던 조언이었죠.
과거의 제가 인풋 중독자로 살았던 이유는 삶의 기준을 외부에 두었기 때문입니다. 외부의 기준에 맞춘 ‘나음’은 끊임 없는 비교와 불안을 만들지만 나를 중심으로 시작하는 ’다름‘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기준이 되어줍니다. 그렇게 저는 외부에서 제시하는 기준들에 맞추는 것이 아닌 나를 설명하는 조각들을 하나씩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3. 삶의 나침반 찾기

외부에 있던 시선을 제 안으로 가져오기 시작하면서, 무작정 달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방향임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살아가며 삶을 대하는 가치관이나 생각은 계속 변하겠지만, 지금 이 지점에서 나의 가치와 선택이 향하는 방향을 확인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의 저는 혼자서 답을 찾기 어려워 전문가의 도움을 빌려 8주간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지난 날의 선택들과 가치관들을 복기하며 저를 설명하는 여러 조각들을 발견했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훌륭한 도구들이 많습니다.
기록과 사유를 통해 '나'라는 원형을 찾아줄 세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저자
책 이름
주요 내용
김해리
독자가 직접 질문에 답을 쓰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잘하는 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정리하고, 일과 삶의 방향성을 잡도록 돕습니다.
김키미
유명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을 개인의 삶에 대입하여, 회사 이름 없이도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정체성을 찾는 법을 제안합니다.
이진선
고유한 성향, 경험, 지식을 재료로 자기 발견을 하고, 자기 인식,자기 확신을 키워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법을 제안합니다.

4. 발견한 조각들

저를 설명하는 이 조각들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그리고 남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고유함'은 무엇인지 선명해졌습니다.
항목
조각들
관심사 / 취미
미술사, 역사, 브랜딩, 전시 감상, 공연 보기, 브레인 서바이벌 및 추리 예능 보기
가치 키워드
주체성, 유머, 편안함, 공존
해왔던 일
UI·UX 디자인, 마케팅·콘텐츠 디자인
잘하는 일
쉽게 설명하기, 공감하고 경청하기, 동기 부여주기
하고 싶은 일
프로그램 & 콘텐츠 기획, 쉽게 전달하는 글쓰기
그리고 이 조각들이 방황을 멈추게 도와준 ‘첫 번째 힌트’였습니다. 무엇을 더 배워야 할지 몰라 허덕이던 제게 진짜 필요했던 건 더 많은 강의 결제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만의 조각 찾기
혹시 지금의 불안 때문에 무작정 소비하는 공부가 있나요?
나도 모르게 발휘하고 있는 나만의 재능은 무엇인가요?
아무런 보상이 없어도 내가 스스로 찾아보고 몰입하게 되는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나의 관심사를 바로 떠올리기 어렵다면 내가 가장 많이 돈을 쓰는 분야를 떠올려보세요.